인디스토리의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독립영화 2008. 11. 13. 19:07


(영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디밴드 오아시스 Oasis 등을 통해 인디 레이블로서는 국제적인 성공을 거둔 영국의 크리에이션 Creation의 경영자 앨런 맥기 Alan McGee가 이런 말을 했다더군요.
“인디 레이블의 선택은 둘 가운데 하나다. 육성되든가, 사망하든가. 중간은 없다”.

그리고 너바나 Nirvana로 유명해진 미국의 인디 레이블 서브 팝 Sub Pop의 경영자 브루스 패빗 Bruce Pavitt은 회사의 주식을 워너 뮤직에 판매한 이후 이렇게 이야기했다더군요.
“인디 록의 역사는 실패의 역사다”.

인디펜던트의 길은 예전에도 힘들었지만, 문화가 전지구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맡겨져버린 지금 더욱 힘든 길입니다. 인디스토리는 ‘실패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를, 한국 독립영화 역사 안에서 여러 가지 의미에서 기념비적입니다.

인디스토리의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인디스토리 웹사이트 :  http://www.indiestory.com
인디스토리 관객 카페 :  http://cafe.naver.com/indiestory1998
인디스토리 10주년 영화제 "오! 인디풀 영화제 블로그 :  http://blog.naver.com/indieful


다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괜히 한 번 해보자면,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이 되기 전에, 인디스토리 기획실에서 일할 뻔 했답니다.

인디스토리가 사당동 문화학교 서울과 함께 사무실을 쓰던 시절을 지나, 문화학교 서울 옆 건물에 독립된 사무실을 꾸리던 시절, 그러니까 2001년 가을이나 겨울 사이 즈음일텐데 인디스토리 취업이냐,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이냐를 두고 갈등했던 시절이 있었지요. 인디스토리의 새 사무실에 제자리도 만들어졌고, 기획실이라고 박힌 명함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선택은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때 한국독립영화협회을 선택하지 않고 인디스토리를 선택했다면 지금 제 삶은 어떻게 바뀌어졌을까요? 가끔 그 시절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분명한 건,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나 인디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있진 않았겠죠? 인디스토리로 갔다면 여전히 독립영화 배급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거나 몇 편의 독립영화를 제작관리하는 일들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랬다면 지금과는 무언가 많이 다른 삶이었을텐데요.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디스토리에서 일을 한 번 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는 이미 일을 해 보았으니까요.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인디스토리의 10주년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집에 가면 인디스토리 명함을 찾아봐야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