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007 EPL 30R. Man Utd Vs. Bolton : 2007.0317.

TRACE 2007. 3. 19. 15:20
EPL 30R.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볼튼 원더러스의 경기는 경기 그 자체로도 재미있었지만(볼튼의 팬이라면 동의할 수 없을수도 있겠네요) 한국 사람이라면 당분간 잊기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뭐 이유야 뻔하지요. 박지성 선수가 2골을 넣은 첫번째 경기이고, 이 경기를 통해 스카이스포츠는 물론, BBC에도 주간 베스트 11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니까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볼튼의 경기를 처음부터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재방송을 통해 본 경기는 정말 재밌더군요. 박지성이 2골, 웨인 루니가 2골을 넣은 경기였지만, 이날 경기의 최고 영웅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임이 분명했습니다. 경기를 보면서 정말 호날두가 축구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0분 알란 스미스와 교체되어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호날두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호날두는 전반에 터진 세 골에 모두 직접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첫 번째 박지성의 골과 두번째 루니의 골을 어시스트했고, 세번째 박지성의 골은 호날두의 슛을 골키퍼가 쳐낸 것을 리바운드해서 넣은 골이었지요. 이 세 골은 호날두의 돌파 능력과 슛 능력이 이미 일정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21살에 이 정도 클래스의 선수라면, 정말 다른 팀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겠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트레블을, 아니 프리미어쉽에서 우승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까지만 들더라도 'FIFA 올해의 선수'나, 'UEFA 올해의 선수', '발롱드르(Ballon d'Or) 중 최소한 하나는 호날두의 차지가 될 듯 합니다.

17분에 터진 호날두와 루니의 합작품인 골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 루니의 마무리도 좋았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전진 패스한 호날두가 없었다면, 이 멋진 골은 터지지 않았겠지요.

호날두 외에 루니와 박지성의 마무리 능력이 돋보인 경기이기도 했고, 74분 루니의 골로 알란 스미스가 레드 데블스의 일원으로 다시 복귀했음을 알린 것도 이 경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축구를 보는 재미가 바로 이런 것에 있겠지요. 축구를 잘 몰라도 대충만 알아도 즐길만한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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