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독립영화 배급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독립영화 2012. 5. 9. 11:34

인디스페이스가 현실화되고, 이를 운영할 주체로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를 만들었을 때의 고민은 두 가지였다. 인디스페이스로 현실화되는 독립영화의 개봉(!) 상황을 어떻게 안정적인 구조로 만들어갈 것인가가 하나였고, 또 하나는 한국독립영화협회 배급위원회로부터 고민해온 공동체 상영 네트워크를 어떻게 확장시키고 건전하게 안착시킬 수 있을까였다. 전자는 독립영화의 시장 개입에 대한 것이었고, 후자는 문화운동, 지역운동으로서의 독립영화의 가치를 유지, 확대하는 것. 시장만으로도, 운동만으로도 부족하기에 양 날개를 삼아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극장만 고민한다면 나머지가 누락될 것이기에, 독립영화전용관을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 안에 넣어야 했다. 극장 배급은 (그 의미가 어떻든) 독립영화 배급의 하나의 방편일 뿐이니까.


2009년 마지막날 인디스페이스가 문을 닫고, 2011년 2월말,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의 문을 닫은 후, 독립영화 배급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여러가지 평가가 있겠지만, "너무 개봉 중심으로만 사고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은 뼈아프다. 어느 순간부터 한쪽 날개가 꺾여버린듯한 상황에 대한 질문. 개봉이 영화라는 제도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답답하다. 문화의 공공영역을 창출해내고, 유지시켜가는 일은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일이다. 극장개봉, 디지털배급 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놓치고 온 그 부분을 복원하고 재생시켜야 한다. 


무엇이 되었든, 그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소중하고 고맙다. 과거에 있었던, 고민했던 것이 뭐가 중요한가? 그게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면. 독립영화 배급에 대해 다른 고민을 하고, 실현시키려고 노력해야 마땅하다. 잘 안되더라도 지치지 않기를, 그게 그렇게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벌써 그런 구조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성취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기에 실망과 아쉬움의 순간들이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뭐 어떤가?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번이 더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있는 거니까. 내가 실패했다고 당신이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들 모두에게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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