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TRACE 2009. 3. 27. 18:48
다시 우울증이 심화되어 하루 하루가 힘들다.
걱정하던 선배는 병원에 꼭 가보라고 했다. 항우울제라도 먹으면 나아질 것 같긴 한데, 아직 병원에 가질 못했다. 어느 병원에 가는게 좋을지 판단이 잘 안된다. 아무데나 들어가서 검사받고 약받으면 될일일테지만, 그냥 약만 받는 건 좀...

걱정하던 선배가 대화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슴 속에 말하고 싶은 것이 한덩어리나 있는데,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
같이 일하는 후배들도 힘들텐데 그런 이야기 하기도 뭣하고,
일과 후에 이런 이야기하기엔 지친다.
일과 후에까지 그 기억들을 되살려서 설명하는 것 별로...

어디 상담이라도 받으면서 확 털어내고 싶다.
그냥 약만 받는 것 말고.
그럼 좀 속이 시원해 질까?

술자리에서 화가 나 분을 삭이지 못했다.
왜 화를 낸 것인지, 제대로 기억나진 않지만,
대화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심하게 울컥했다.
사람들을 미워하겠다고 했지만, 정말 사람이 미운 것보다
그렇게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위로를 받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호기 있게 술값을 계산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꺼이꺼이 울었다.
내가 이러고 산 것이 너무 억울해서.
주저 앉아 바닥을 치며 꺼이꺼이 울었다. 시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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