懷疑.

TRACE 2009. 3. 13. 17:15
최근 한 달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어제 오늘 사이, 기분이 매우 참담하다.
내가 왜 독립영화일을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하고 있는지
내가 왜 독립영화일을 하는지 회의하게 된다.

하나.
당신들만의 독립영화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독립영화도 물론 존재한다. 인정한다. 
하지만 당신들의 생각과 다른 독립영화도 존재한다.
당신들의 생각과 다르면 독립영화가 아니란 말인가?

둘.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
언론 헤드라인의 한 줄을 보고 사람을 오해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정사실화하여 매도해서는 곤란하다.

셋.
여기가 그래도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그런지 물어봐야 한다.
대화가 하기 싫더라도, 공기가 대화할 상황이 아니라 하더라도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사실 확인을 먼저 해야한다.
같은 공간에서 오고 가며 만나는 사람이라면
너무 먼 곳에 있어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메일으로라도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상대를 싹 무시하고 공개적으로 내지르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이었나?
진정 이곳을 공동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 진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넷.
진심으로 토론을 원하는 것이라면, 오해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토론이 가능하다.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비난부터 해놓고서 토론을 하자고?
신뢰가 기반되지 않은 토론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진심으로 토론을 원한다면, 늦지 않게 사과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다섯.
정치적 술수에 휘말린 것을 비난 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같아 아주 불쾌하다.
권위있는 조처, 정치적 조치라니 구역질나는 표현이다. 


나는 내가 아는 독립영화인, 내가 모르는 독립영화인.
모두를 위해서 한독협에서 일해왔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치적 지향, 미적 지향, 영화적 취향이 모두 다를 수 있겠지만,
산업만의 영화가 아닌, 문화로서의 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독립영화를 만드는 것이기에 이 모두를 위해서 일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좋은 영화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계속 영화를 만들 기회가 생기면 영화가 좋아질 것이고,
더욱 독립영화가 풍성해 질 것이라고,
그러면서 한국 영화가 문화가 더 풍성해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부터 배타할 필요는 없다고,
포용할 수 있다고, 독립영화 판이라면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용하기 보다 나누고 가르기에만 힘쓴다면
그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곳에서는 일할 생각이 없다.
그런 걸 하고 싶은 사람,
가르고 나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이 옳다.

하루하루 지친다.
내 생각이 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래서 같이 갈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서로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 나가면 될 일.
나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 나가면 될테니까.

내가 소모되는 것같아 매우 비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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