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독이란?

TRACE 2009. 3. 1. 11:34
일중독(work addiction)이란  '일이 사람들의 삶에서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면서 자기 일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도 병적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또 갈수록 많은 일이나 더 높은 성과를 내야 만족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 일을 중단하는 경우엔 견디기 어려운 불안감과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병적 상황'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일중독자는 노동종속성이 강해 자신의 가치를 일아나 성과를 통해 찾으려 하기에 삶의 다른 측면이나 다른 사람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거나 존중하지 않는다. 일중독자는 갈수록 더 높은 성과를 내야 희열을 느끼기에 성취감이나 도전감에 빠져서 점점 더 목표를 높이 설정해 나가고, 만일 할 일이 없어지거나 자유시간이 오면 기분이 어색하거나 적응이 잘 안되며, 불안과 고독, 자기상실감, 심지어 죄으식 등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인다.

정신없이 일에 쫓기다 보면 설령 몸에 이상이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는데, 그것은 일(또는 성취감)이라는 일시적 흥분상태가 만신창이가 된 몸을 마치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이끌어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를 마스킹 효과라 한다. 이것은 자신의 몸이 소리 없이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인정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다. 마치 몸을 혹사하는 사람이 보약을 먹고서는 그 약효로 인해 건강한 것처럼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 일중독증 환자에게는 노동 그 자체가 보약과 같은 효과를 낸 것이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노동에 더 한층 종속된다.

강수돌, <<일중독 벗어나기>> pp.34.


2009년에 들어, 독립영화 보다 더 관심 있는 일이 생겼다. 축구는 아니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 수 있다는 그런 종류의 일이다. 과거에도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2009년의 생각은 뭐랄까 좀더 체계적이 되었다거나 혹은 보다 구체화되었다고 볼 수는 있겠다.

강수돌 교수의 책을 읽고 있다. 유력한 인터넷 서점들에서는 초판 1쇄가 절판이라 2쇄가 나오기를 기다릴까도 했지만,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안사면 안되는 일중독증 관련 증세(?)가 있어 어찌되었든 질러, 가지고 말았다.

틈틈히 다른 책들을 읽는 와중에 읽고 있는데, 너무 공감이 된달까.
제목이 <<일중독 벗어나기>>지만, 어떻게 하면 한 개인이 일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가이드북은 아니다. '현대 사회의 일중독과 해결 방안 연구'라는 부제는 이 책이 현대 사회의 일중독 현상을 설명하고, 사회적 해결방안이 필요함을 모색하는 책이라는 것을 친절히 알려주고 있는데, 아무래도 제목으로는 '일중독 벗어나기'가 더 매력적인 듯.

읽다가 누군가들과 나누고 싶은 구절들은 블로그에 조금씩 포스팅할 계획이다. 나누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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