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단체, 조직, 모임의 선도자에게 드리는 조언

독립영화 2013. 8. 27. 10:57

최근 독립영화 단체들, 정기 모임들에 열심히 나가는 사람들에게서 회의 등 만남의 자리가 있어도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종종 듣게 됩니다. 


'왜 나만큼 열성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는 사치라고 느끼게 된 것 같고, 최소한 한 달에 1번 정도의 회의같은 자리라면 2회 중 1회라도 오기를 기대하는데 그것도 안되니 많이 답답해 하는 것 같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독립영화에게 이런 고민은 그리 낯선 고민은 아니지요. 개봉을 하든 상영회를 하든 관객을 어떻게 오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싶네요.


어떻게 사람들을 모이게 할 것인가.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독립영화 단체 실무책임자 일도 해보고, 영화관 일도 해보았는데요. 쉽지 않았습니다. 


돌파할 방법이 뭘까요? 우선 기본부터 다시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일단, 회의 공지가 사람들이 자신의 일정을 조정하면서 올 수 있도록 미리 되고 있는가, 공지의 방법은 적절한가, 그리고 정해진 회의 시간은 참여자들이 오기에 적절한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겠지요. 가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에 회의를 하는 게 일단 하나의 해법입니다.


두번째, 참여의 방법을 바꿔보는 겁니다. 오프라인에서 회의를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만, 이런 방법이 쉽지 않다면 방법을 바꿔봐야 합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나누고, 의견을 청취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처음부터 강력한 결사체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열린 조직을 염두에 두었다면 회의나 모임 등도 열린 방식으로 개최하는 걸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고, 의견을 청취하고 발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아서 차근차근 온라인 소통 문화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오프라인 회의가 찾아오게 하는 것이라면, 온라인 회의는 찾아가는 것의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 회의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에 보다 충분한 숙지와 논의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가끔 오프라인 모임을 할 수도 있겠지요. 


세번째, 모임의 목적이 참여를 해야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욕구에 일치하고 있는가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참여자들의 요구와 욕구는 바뀔 수도 있고, 한 두번의 모임 참여를 통해 이미 욕구가 해소되었을 수도 있으며, 모임 참여를 통해 이 모임을 통해서는 요구와 욕구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해결 방법은 참여자들의 요구와 욕구를 잘 점검해서 모임이 거기에 맞도록 만드는 것이겠지요. 처음 모인 의도만을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모임을 통해서 그 의도를 발전시키고 진전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모임의 목적이 혁신되면, 사람들의 참여도 혁신될 수 있습니다. 


넷째, 모두의 욕구와 요구를 해소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합니다.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 소모임 등을 활성화 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어떤 이슈에 모두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당 이슈가 모임에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모두의 동의를 얻지 않더라도 모임 내 소수의 사람이 일단 동의한다면, 그 활동을 모임의 공식 활동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서로 다른 요구와 욕구들이 분출되고 발현될 수 있도록 한다면 현재보다 활성화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이 되는 것은 모임의 일상적 소통이 활발해지도록 하는 것일 겁니다. 일상적으로 대화를 하고 정보를 주고 받아야, 점점 더 함께 나눌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않을수록 나눌 이야기가 적어진다는 건 상식이지요.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을 찾아야 합니다.


솔직히 저라고 다 아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소통하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되겠지요. 절판된 책이긴 하지만 [비영리, 소셜 네트워크로 진화하라]는 책이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조금 다른 소통의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비영리 단체는 어떻게 적응해야할까를 다룬 책입니다. 비영리의 소통 방식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글의 말미가 용두사미이긴 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현재의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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