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협동조합 만들기 (1) - 창작과 배급 협동조합

협동조합 2013. 3. 25. 15:38

'독립영화 협동조합'을 이야기하면, 독립영화와 협동조합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협동조합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접근 방법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독립영화 협동조합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독립영화 창작과 배급을 위한 협동조합 만들기 입니다. 


독립영화 창작과 배급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방법은 상상하기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 독립영화 창작단체들에 의해 실험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것들에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을 뿐입니다. 


독립영화 창작과 배급을 위한 협동조합 만들기는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첫째는 창작자들만의 협동조합이고, 둘째는 창작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협동조합입니다.


먼저 창작자들만의 협동조합은 한 때 많이 만들어졌던 '독립영화 창작집단'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화 제작소 청년을 예를 들어 봅시다. 영화제작소 청년은 학교를 졸업한 후, 영화 산업에서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힘을 모아, 영화 창작을 위한 각종 장비들을 공동구매 합니다. 그리고 영화 창작을 할 때,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의 스태프로 참여합니다.


연출자는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스태프는 내부에서 충원하는 방식으로 제작비를 절감합니다. 품앗이 형태로 볼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그 영화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참여자들이 나눠 가지거나, 다음 창작을 위해 적립합니다. 


바로 이런 제작 양식이 협동조합적 제작 방식입니다.


현재도 이런 방식의 협동조합은 가능합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협동조합을 만들어, 제작과 전문적인 배급을 함께 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해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창작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이 경우는 '푸른 영상'을 아시는 분이라면, 조금 이해가 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푸른 영상'은 협동조합이 아닙니다만, '영화 협동조합'의 맹아라고 할만한 무엇이 있습니다. 바로 '푸른 회원' 제도입니다.


푸른 회원은 푸른 영상의 제작자가 아닌 관객 회원을 말하는 것인데요. 1년에 10만원의 회비를 내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분납도 가능합니다.) 푸른 회원이 되시면, 푸른 영상이 만드는 모든 작품을 받아보실 수 있는데요, 이런 회원제도가 '푸른 영상'의 제작 및 배급 활동의 기반이 됩니다. 회비를 내는 푸른 회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적립되는 제작비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제작이 가능해지는 것이고요, 회원이 많을수록 보는 사람도 많아지고, 더 많이 알려지게 됩니다. 


말하자면, 영화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제작자+소비자 협동조합의 모델인 셈이지요. 1년에 10만원의 회비는 일종의 조합비 같은 것이지요.


'푸른 영상'이 결성될 당시에는 협동조합이 활발한 세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회원 제도 밖에 상상할 수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요. 이런 방법들을 응용하면, 독립영화 제작을 위한 제작자+소비자 협동조합을 보다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여성주의 영화/다큐멘터리를 만들고자 하는 창작자들이 여성주의 영화의 창작과 배급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을 예로 들어 봅시다. 


우선 몇 명의 제작자들이 모여 '여성주의 영화 협동조합'을 만듭니다. 그리고 관심있는 다른 제작자들, 영화인들, 관련 연구자들, 학자들, 관객들이 조합원으로 모집합니다. 창작을 위해 가입하는 '제작자 조합원'과 '일반 조합원'으로 나눠서 가입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조합원의 조합비와 회비로 필요한 공간을 임대하고, 장비를 구매합니다. 그리고 이를 공동으로 사용하여 영화를 만듭니다. 


제작자 조합원은 개인 제작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영화 창작을 도모할 수 있으며, 일반 조합원은 영화의 제작자이자, 후원자로 자신이 지지하고 동의하는 영화 창작 활성화에 기여하게 되며, 1차 관객이 될 수 있습니다. 조합원의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제작 기반과 배급 기반이 안정화됩니다. 


어떠신가요? 접근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죠?

독립영화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위한 사회적 경제의 창출. 직접 해볼 수도 있답니다.


다음 번엔 영화관 협동조합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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