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독과점 규제 법' 만들어져야 합니다.

영화정책 2011. 7. 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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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고 더욱 심해지는 '스크린 독과점 규제 법'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난 7월 첫째 주, 전국 영화관 스크린 2,229개 중 1,443개에서 <트랜스포머 3>가 상영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체 영화 스크린의 65%를 <트랜스포머 3>가 차지한 것입니다. 



<트랜스포머 3>만 보고 싶었던 관객에게는 좋은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영화를 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영화 관람의 기회를 제한당하는 황당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트랜스포머 3> 외의 영화를 제작/배급한 영화사에게는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불공정 거래행위로 받아들여졌겠지요. <트랜스포머 3>가 스크린을 대거 점유하면서 시장의 질서가 교란되자 기존에 상영 중이던 다른 상업영화의 스크린은 반토막이 났고, 예술/독립영화들이 상영되던 스크린마저 도미노처럼 줄어들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결코 정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관객이 원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말은 변명에 불과합니다. 스크린 독과점 현상이 자연스러운 시장의 결정이라면 영화산업이 발전한 나라들은 하나같이 스크린 독과점 현상이 있어야하겠지요. 하지만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처럼 하나의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2/3를 점유하는 일은 드뭅니다. 하나의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2/3를 점유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고, 이런 방식으로는 영화 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산업 종사자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아무리 흥행작이라도 하더라도 첫 주 개봉 스크린은 3~4천개 내외로 전체 스크린의 10% 정도에서만 상영됩니다. <트랜스포머 3>의 경우도 상영된 스크린 수는 4,088개로 전체 3만9천여 스크린의 10% 정도입니다.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흥행을 노리는 영화라 하더라도 전체 스크린 3,400여개 중 10% 정도인 300~350개 스크린에서 상영됩니다. 이렇듯 이전부터 개봉한 영화나 함께 개봉하는 다른 영화에게도 충분한 상영의 기회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6~7년 전부터 한 편의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30~50%를 점유하는 스크린 독과점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시작으로 <괴물> 같은 한국영화는 물론이고, <캐러비안의 해적 3>, <스파이더맨 3> 등의 외국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40~50%를 점유하는 일이 반복되어왔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규모는 더욱 커져 <트랜스포머 3>처럼 한 편의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2/3를 차지하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스크린 독과점은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것이며, 영화 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 피해는 영화제작사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관객도 함께 피해자가 됩니다. 스크린 독과점은 시장의 공정 경쟁의 기회는 물론, 관객의 영화 관람 기회를 원천적으로 제한/박탈하는 것입니다. 


 

매년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이 문제가 될 때 스크린 독과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이런 목소리는 지금까지 법제화 되지 못했습니다.


2006년 <괴물>의 스크린독과점이 논란이 되었을 때,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을 비롯한 4명의 여야 국회의원은 '멀티플렉스 내 한 영화의 스크린 점유율을 30%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발의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노무현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의 반대, 그리고 영화계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법제화되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될 때 마다 ‘법으로 규제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는 되지만, 스크린 독과점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을 뿐입니다. 한국 영화진흥을 책임지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심각한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영화산업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 검토만 할 뿐 제대로 된 입장을 내놓고 있지 못합니다. 


이런 사이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너무 늦었습니다. 하지만 더 악화되기 전에 영화산업의 공정 경쟁을 보장하고, 관객의 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스크린 독과점은 규제되어야 합니다. 17대 국회에서 발의되었던 ‘스크린 점유율 제한’ 외에도 ‘상영 영화 쿼터제’ 등 이미 여러 규제책이 제안되어 있습니다. 일부가 주장하듯 '스크린 독과점 규제라는 방식으로 영화관의 영업권을 과도하게 저해해서는 곤란하다'면, 전체 영화관에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과점'하여 시장의 질서에 책임이 있는 '(배급과 상영을 겸하는) 수직계열화'된 일부 '거대 멀티플렉스 체인'부터 규제하면 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스크린 독과점을 제한하는 법은 만들어져야 합니다. 

영화 시장과 산업을 정상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관객의 피해도 없애줄 스크린 독과점 규제법, 꼭 만들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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