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글에 쓰기도 했지만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도 DVD를 구매하진 않았습니다.
DVD 플레이어가 없기도 하고, 어릴 적 집에 VCR이 없었기 때문에 VIDEO를 보는 일도 별로 없었지요. 그래서 집에서 영화를 VIDEO로 보는 일은 정말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는데요. 올해부터 DVD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1월에 [짐 자무쉬 콜렉션]과 [빔 벤더스 콜렉션]을 질렀었는데, 3월말이 되어 또 다시 DVD를 질렀습니다.
이번엔 정말 많이 질렀는데요. 지른 목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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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티 브루노 뒤몽 감독, 엠마뉴엘 쇼테 외 출연/스펙트럼(Spectrum) |
BOX SET 5개에, 이상한 세트 1개, 그리고 1편을 샀고, 영화 편수로 따져보자면 장편 34편에, 단편 5편 총 39편을 구매한 셈이네요. 이제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DVD를 많이 질렀는지 설명을 좀 해야겠습니다.
애초에 찾았던 DVD는 에롤 모리스의 <전쟁의 안개 For of War>. 다큐멘터리 정기상영회 기획을 위해 상영할 영화를 생각하다가 <미국 대 존 레논 The U.S. vs. John Lennon>을 보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만약 이 작품을 상영할 때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은 영화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전쟁의 안개>가 떠올랐습니다. 누가 출시했나 찾아보려고 했던 건데, DVD가 절판이더군요. 오기가 생겨 더 찾아봤더니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묶인 세트로만 판매중이더군요.
에이 못사겠네라고 생각하고 뭐가 있나 할인 행사를 뒤져보던 중 브루노 뒤몽의 <휴머니티 L'Humanité>가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 작품도 절판이더군요. 왜 절판된 DVD는 '사고 말리라'라는 승부욕을 부르는 것인지 갑자기 아직 판매하고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 박스세트를 지를 때도 <인력자원부 Ressources humaines>를 사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된 것인데, 역시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네요.
<휴머니티>를 사겠다고 뒤지다가 [케빈 스미스 콜렉션]이 출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짐 자무쉬 콜렉션]을 구매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독립영화를 구매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함께 파는 박스세트 중 [프랑소와 오종 콜렉션]이 있더군요. [케빈 스미스 콜렉션]보다 가격이 저렴하기에 그냥 질렀습니다.
또 무슨 박스세트가 있나 찾다가 갑자기 눈에 [스탠리 큐브릭 전집 콜렉션]이 재발매된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와 사자!'란 생각이 벌떡 들더군요. 그리고 '사는 김에 큐브릭 영화를 다 사버리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 <전쟁의 안개>를 사고, [스탠리 큐브릭 MGM 콜렉션]과 <스팔타커스>도 사야지란 생각을 했는데 [MGM 콜렉션]은 절판인데다, 팔고 있는 곳은 너무 비싸더군요. 결국 포기. 그렇다고 해서 DVD 구매를 포기한 건 아니고 다른 걸 추가로 사버렸습니다.
진작부터 갖고 싶었던 [기타노 다케시 콜렉션]을 지르고, [뤽 베송 초기작품 박스세트]를 질렀습니다. 기타노 다케시는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뤽 베송의 초기 작품들도 좋아하니까요.
물건을 받아 보고 나서 보니, 39편의 영화 중에 안본 작품은 프랑소와 오종의 영화들과 <전쟁의 안개>, <휴머니티> 등 몇 편이 안되네요. 다 본 영화들을 왜 DVD로 샀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는데, 역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나 봅니다. 기분은 괜찮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