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무비꼴라쥬의 전국 20개관 확대가 독립/예술영화 시장에 미칠 영향들 (Ver 1.5)

독립영화 2013. 4. 2. 13:22

CGV의 다양성영화 스크린 브랜드 무비꼴라쥬가 2013년 4월, 전국 20개 CGV로확대 오픈한다고 한다.


서울엔 강변, 구로, 대학로, 상암, 신촌 아트레온, 압구정, 여의도가 운영되고

경기도엔 수원동수원, 성남 오리, 부천 부천소풍,

부산엔 서면, 센텀시티

대구엔 대구

대전엔 대전

광주엔 광주터미널

인천엔 인천

충남 천안엔 천안 펜타포트

이렇게 운영된다고 한다.


대대적인 확대인 만큼 독립영화 시장과 예술영화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

무비꼴라쥬의 확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일단 현재 상황에서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해볼까 한다.

이후에 다른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초록의 상태라도 남겨두는 게 좋겠다.


1. 예술영화 수입 시장


일단 수입 외화 시장은 스크린이 커진 만큼 기회가 커질 것이 자명하므로, 환호를 보낼 듯 하다.

자기 스크린이 없던 수입사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많이 들 예상할 것이다. 물론 그럴 것 같다. 마켓에서 영화를 수입해 오는 회사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될 것이 뻔하므로 기회가 분명하다.


하지만,자기 스크린을 가지고 외화를 수입하는 수입사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것 같다.

현재 가장 성공적인 예술영화관인시네큐브, 아트나인, 아트하우스 모모 등은 각각 티캐스트, 앳나인, 백두대간이수입한 영화를 우선으로 상영하며 다른 예술영화관과 차별화를 하고 있으며, 관련 수입사가 수입한영화들은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렇게 자기 스크린을 가지고 영화를 수입해 오는 영회사들이 더 큰 혜택을 볼 것이다.


자사 영화관의 지명도에 따라자사 수입영화에게 안정적인 관객이 보장되는데다,스크린이 확대되면서추가 수익도 보장될 것이다. 예술영화 시장도 관객의 쏠림이 꽤 심하기 때문에 분명히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예술영화도 다시 등장하게 될 듯 하다.


2. 예술영화관 시장


영화관으로 보면, 수입사 없이 영화관을 운영하는 독립적 영화관에게는 큰 도전과 시련이 될 것이다.

프랑스의 MK2가 했던 역할을 한국에서는 무비꼴라쥬가 하게 될 것이므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면 이런 거다. 독립적 예술영화관 보다 관객 접근성과 시설이 좋고(좋다고 인식되고), 홍보의 힘까지 가진 1등 멀티플렉스가 시장에 뛰어들면 자연스레 현재의 관객들은 멀티플렉스를 찾게 될 확률이 커진다. 당장에 시장의 파이가 커지지 않는다면, 독립적 영화관의 관객이 대거 멀티플렉스로 옮겨갈 것이므로 독립적 영화관의 관객은 줄어들 것이다.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하겠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다만, 영화관의 인식이 좋고,유관된 수입사가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사정이 나을 것 같다. 아마도 티캐스트가 있는 씨네큐브, 앳나인이 있는아트나인 등이 나름 선방할 것 같다. 아트하우스 모모도 백두대간을 통해 영화 수입을 하고 있긴 하지만, 무비꼴라쥬 신촌 아트레온이 운영을 시작하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대 터줏대감인 상상마당 시네마의 경우도 현재 안정적이긴 하지만,상암과 신촌 아트레온의 협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영화관의 경우, 광주, 대구, 대전 등에 무비꼴라쥬가 오픈되면, 광주극장, 대구 동성아트홀, 대전아트시네마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관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독립/예술영화 관객의 파이가 커지지 않는다면, 심한 경영 상의 위기를 맞게 될 것 같다.


3. 한국 독립영화 시장


독립영화 쪽에게는 일단 수입 외화와 마찬가지로 기회가 넓어지므로 좋은 상황이 될 듯 하다.

하지만, 민규동 감독의 <끝과 시작> 등 제작 후 배급을 못하고 있던 저예산 상업영화들이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등 CJ의 저예산 레이블 영화 중 흥행성이 떨어지는 영화의 무비꼴라쥬 진출이 늘어날 것으므로, 늘어나는 만큼의 기회가 제공될지는 두고 봐야할 것 같다.


아울러 최근 시도되고 있는 '독립영화를 위한 독자적 배급 시스템' 구축은큰 영향을 받게 될 것 같다.

또한 민간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수원, 천안 등 독립영화전용관 설립을 고려해볼만한 곳에 무비꼴라쥬가 확대되면서 기존의 전용관 설립 요구들을 일단 흡수할것이고, 영화 정책 또한 무비꼴라쥬에 더 많이 기대게 될 듯 하다.


4. CGV의 향후 행보


CGV가 무비꼴라쥬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무비꼴라쥬의 확대를 사회 공헌, 영화 문화 다양성 확대 차원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겠지만 다른 시각도 가능하다.


상업적인 영화 시장이 조만간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고 봤을 때, 향후 개발할만한 시장 중 하나가 바로 예술영화 시장이다.지난 몇 년간 무비꼴라쥬와 필라멘트의 운영경험을 통해 분명 CJ와 CGV는 느낀 것이 있을 것이다. 공격적으로 스크린을 늘이는 것을 보면예술영화 시장 확대를 통한 수익 창출도 중요하게고려하고 있다고볼 수 있겠다.


무비꼴라쥬가 이번 스크린 확대와 함께 주문형 극장 T.O.D. (TheatericalOn Demend)를 런칭하겠다고 한다.

무비꼴라쥬는 이를 "관객이 원하는 영화, 날짜, 시간을 직접 선택하여 상영을 실현시키는 서비스"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사실 여기엔 다른 이유가 숨어있을 수도 있다.


<두 개의 문>, <두 번의 결혼식, 한번의 장례식> 등으로 확인된 관객들의 "대관 상영"을 극장 내 프로그래밍 형태로 수용한 것 같다. 문턱이 낮은 '대관 상영'은관객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관 상영을 통해 모이는 관객의 숫자가 일반적인 상영보다관객의 숫자가 많을 수 있다. 이런 가정이 통한다면, 그냥 상영 시간표를 미리 짜놓고 관객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좌석 점유율'을 최소한 방어할 수 있겠다. 성공 여하에 따라, 예술영화 시장이 커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좌석 점유율'을 최소한 방어하는 영리한 전략이 될 수 있겠다.


CGV가 무비꼴라쥬를 확대하겠다고 하는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최근 한국영화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나, 멀티플렉스 규제, 그리고 마이너리티 쿼터 도입에 대해 무비꼴라쥬 확대로 우선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실에서거대 미디어 기업의 수직계열화를 법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이고,영화제작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자는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CJ와 CGV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법의 개정을 막는 것 뿐이다.이를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독립/예술영화 상영 스크린을 확대하면서, 영화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발적으로 자정의 노력과 상생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 불필요한 규제를 만들지 말아달라'고 정치권에 요구할 근거로 무비꼴라쥬를 이용하는 것이다.


20개 스크린으로 확대를 통해 영화계의 요구에 응답하는 모양새를 모이면서 규제를 막아내고, 아울러 예술영화 시장을 키우게 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셈이다. 규제의 요구가 사라지고, 예술영화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 다시 줄이면 그만이다.


5. 영화진흥정책의 향후 행보


프랑스 MK2는 예술영화 시장의 선봉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반대의 평가도 존재한다. MK2의 사례는무비꼴라쥬의 확대가 가져올 미래를 점쳐보는 하나의 반면교사가 될 것 같다. 영화정책이 거대 예술영화 체인의확대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또한 주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듯 하다.



무비꼴라쥬의 확대에는 이처럼관전 포인트가 가득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한국 독립영화가향후어떻게 대응할까다.

무비꼴라쥬의 확대는 향후 독립영화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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