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

TRACE 2008. 10. 28. 16:15

같이 일하는 친구에게 책 선물을 받았다.
지난 주 초 뜬금없이 모두에게 책 선물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보고 싶은 책을 고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도쿄에 다녀와 어제 선물받고 싶은 책을 골랐다.

무슨 책을 사달라고 할까?
그냥 보고 싶은 책을 한 권 찾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렇게 선물을 받고 싶진 않았다. 무슨 책을 사달라고 할까? 고민하던 중 소설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요즘은 소설이 읽히지 않는다고 대답했는데, 문득 열심히 소설을 읽었던 시기에 봤던 책 한권을 선물 받으면 어떨까 하는 맘이 생겼다.

누구의 어떤 책을 사달라고 할까?
알라딘 웹사이트를 열어놓고 누구의 어떤 책을 사달라고 할까 잠시 고민했는데, 파트릭 모디아노가 떠올랐다. 날씨도 추워지는 이 때 즈음 다시 읽으면 좋겠다 싶어 현재 판매 중인 목록을 살펴보았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책을 열심히 읽었던 90년대 가장 먼저 읽었던 모디아노의 책은 <청춘시절>이었다. 그리고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팔월의 일요일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서커스가 지나간다>, <신혼여행>, <잃어버린 거리> 등 구할 수 있는 책들은 열심히 찾아서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중에서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골랐다.

지금으로부터 14~5년전 읽었던 책. 김화영 교수가 번역한 93년 세계사판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아니고, 98년 김화영 교수가 다시 번역한 문학동네판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다. 2008년에 찍은 3판 2쇄본.
그동안 흘렀던 시간들은 다시 이 책을 읽을 때 어떤 다른 느낌을 전해줄까? 궁금하기도 하고, 괜히 두렵기도 하다. 요즘은 자주 옛날 생각을 한다. 행복하지 않았던 시절일지도 모르는데. 그냥 생각이 난다. 아마도 여전히 미래가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조용하고 아늑한 어느 곳에서 책을 읽고 싶다.
문정아, 선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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