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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1.30 첫 글.

독립영화란 무엇인가?

독립영화 2007. 1. 31. 13:33

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독립영화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그리 틀리지 않다. 매년 만들어지는 독립영화의 수는 거의 6백편에 육박하며, 독립영화제나 단편영화제를 지향하는 영화제도 늘어나고 있다. 독립영화에 대한 대접이 나아진 것은 비단 국내의 일만은 아니다. 세계최고의 영화제라는 깐느국제영화제를 비롯한 해외의 각종국제영화제들에서 한국의 독립영화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독립영화의 이런 질적, 양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는 여전히 미지의 영화이다. 독립영화가 질적, 양적인 발전을 거듭하더라도 이런 독립영화에 대한 의문은 절대 명쾌하게 답해지지 않을 것이다. 답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독립영화가 베일에 둘러싸인 미지의 영화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은 독립영화가 지닌 독특한 성격 때문이다. ‘영화’라는 지도안에서 독립영화가 차지하는 지점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독립영화에 대한 질문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사실 독립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 ‘독립영화‘를 검색해보면 독립영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두산세계대백과사전 EnCyber(www.encyber.com)는 독립영화에 대해 “기존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제작한 영화“라고 요약하며 본문에서 “일명 [인디영화]라고도 한다. 이윤 확보를 1차 목표로 하는 일반 상업영화와는 달리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 시 되는 영화로, 주제와 형식, 제작방식 면에서 차별화된다. 따라서 여기서의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독립영화는 시대에 따라 성격을 달리하여, 1980년대 초반에는 외국의 실험영화나 단편영화들을 모델로 삼았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체제 저항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었다. 현재는 내용과 형식면에서 다양해지고 조금씩 상업성을 띤 영화도 등장하고 있다“라고 한국의 독립영화에 대해 따로 부연하고 있다.

이렇게 독립영화에 대한 정의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란 무엇인지 질문하는 것은 그 정의들이 왠지 완전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독립이라는 개념은 ‘무엇으로부터‘ 혹은 ‘무엇을 위한‘이라는 전제조건이 무엇인지에 따라 다른 위치를 점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독립영화를 한 군데 고정시키려고 하는 노력은 독립영화가 지닌 독립적인 성격 덕분에 언제나 무화되기 마련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로 독립영화를 이해하기엔 역부족이다. 독립영화는 한국사회 안에서 영화라는 매체의 자리를 다시 사고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배문화 대 피지배문화, 자본가문화 대 노동자문화, 고급문화 대 대중문화라는 선명한 이분법이 상존했던 90년대 초반까지의 독립영화의 정의는 선명했다. 특히 87년 민주화항쟁에서 92년 대선까지 독립영화의 전선은 너무나 명확했다. 오히려 이런 명확했던 독립영화의 성격이 현재의 독립영화를 재정립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것은 그 시기의 독립영화가 가지고 있었던 영화의 제작과정과 상영투쟁이라는 뚜렷한 기억이 너무나 매혹적인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차이와 모순이 혼종된 90년대 이후의 상황은 하나의 단일하고 총체적 실체로의 수렴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예전의 잣대로 독립영화를 규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정치의 빈자리를 채운 문화가 만들어낸 ‘언더그라운드‘, ‘서브컬처‘, ‘마이너리티‘, ‘얼터너티브‘ 등의 다양한 개념으로의 분화는 ‘독립‘이라는 문화적 아이콘을 더 이상 한가지로 사고할 수 없게 만들었다. 분화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소비문화의 전면화, 엷어진 정치적 검열의 상황 등은 더 이상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나 ‘정치적 검열로부터의 독립‘이라는 테제로 독립영화를 말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이런 정세의 변화 속에서 현재의 독립영화는 ‘법과 자본‘이라는 거대담론이 뿐만이 아닌, ‘성, 젠더, 계급, 지역‘ 등 현재 문화를 가로지르는 정체성의 화두 속에서 새로운 영화의 전선을 모색하고 있다. 활발하게 열리는 “인권영화제”, “노동영화제”, “여성영화제” 등은 한국의 독립영화가 다양한 전선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장이며, 전술이다. 독립영화는 규정될 수 있는 하나의 틀로서가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속에서 늘 탈태(奪胎)하며 세상에 대한 발언과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주류에서 다루지 않는(혹은 못하는) 이야기들을 전면화시키는 것 바로 그것이 독립영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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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글.

TRACE 2007. 1. 30. 20:27
이 블로그에 쓰는 첫 번째 글. 이 글을 쓰기 위해 이런 저런 고민들을 많이 했다.

어떤 글로 첫번째 포스트를 채울까? 그리고, 이미 네이버에 블로그가 있는데, 왜 새로운 블로그를 고민하게 되었을까?

티스토리에 새 블로그를 신청한 이유는 첫째,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나만의 블로그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몇개월 전 태터툴즈를 들락거리며 태터툴즈를 활용한 블로그를 만들어야지 생각했는데 홈페이지를 만들고 하는 것에 대해 무지막지한 문외한이므로 만들지 못하고 그냥 생각을 접어버렸다. 계정을 신청하고 FTP로 뭘 올리고 이런 게 쉬운 일처럼 여겨지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던 것.

우연히 태터툴즈가 다음과 함께 설치형 블로그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신청을 하긴 했는데 아직 어떤 용도로 이 블로그를 써야할지 정리하진 못했다. 이 용도는 새 블로그를 만들고 싶은 두번째 동기가 되기도 했는데, amenic이 아닌 다른 웹-아이덴티티를 가지면 어떨까 싶었다. 익명성에 근거한 새로운 아이덴티티.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활용했다. 익명성에 근거한 새 웹-아이덴티티가 아니더라도 이 블로그의 활용가치가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아직 그게 뭔지 모르겠다.

일기처럼 활용해 볼까 싶기도 하고. 공식적인 나의 블로그로 꾸며볼까 싶기도 하고. 아직 잘 모르겠다. 정말.
너무 오래 비워두면 고민이 진전되지 않을 것 같아 정리되지 않은 글이지만 첫 포스트를 띄운다.

여전히 횡설수설이군. 새해엔 글을 좀 더 분명하게 잘 쓰고 싶은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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