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전용관이 드디어 개관합니다.

독립영화 2007. 11. 8. 00:22

필요하다고 필요하다고 그토록 이야기했던, 그토록 글을 써왔던, 그토록 말해왔던 "독립영화전용관"이 [INDIE SPACE 인디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2007년 11월 8일 개관합니다.

12시가 넘었으니 바로 오늘이군요. 방금까지 사무실에서 개관 준비를 하고 이제 집에 돌아와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막상 개관이라는데, 솔직히 가슴이 벅차오르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뭐 내일 개관식을 하고 나면 가슴 한쪽이 아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지금은 개관 준비로 피곤하고, 개관식 이후 진행될 개관영화제 준비로 피곤할 뿐이네요.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 1개 스크린과 154석의 일반좌석, 2석의 장애인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일 개관식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오시는 분들께 미리 고맙다는 말씀드리고, 오시는 수많큼 좌석이 확보되지 못할 것 같아 미리 사과말씀도 드리겠습니다. 뭐 내일 저녁 내내 사과드리겠지만, 내일 좌석이 넘쳐날 것 같아 걱정이 좀 큽니다.

그리고 2주간 진행될 개관영화제도 걱정입니다. 16mm 영사기는 구매했지만, 아직 D-Cinema용 영사기나 HD 영화를 상영할 데크 등의 장비가 마련되지 않아 오늘 김화범 전용관팀장님이 광주에서 HD데크를 대여해 오셨고, (주)MTS 정보기술로부터 파나소닉 영사기를 협찬으로 임대받았습니다. 아직 설치를 못해서 내일 아침부터 영사기 설치와 테스트 작업을 진행해야합니다.  

중앙시네마 영사실에서 35mm 필름이나 16mm 필름은 영사를 해 주시지만, 디지털영화 영사는 해주시지 않기 때문에 2주간 디지털 상영 진행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영화제 상영을 거의 해보지 않은 중앙시네마 영사실에서 너무 힘들어 하시지 않으실지도 걱정입니다.

개관식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겠지만, 개관영화제가 썰렁하지 않을까도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걱정은 함께 개관 준비를 해온 독립영화 배급지원센터의 활동가들이 이미 지쳤는데, 개관영화제를 진행하면서 더 지쳐버릴까봐 걱정입니다. 개관 전 극장 임대건으로 이미 상처를 한번 받았는데, 개관 준비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10월 한달간 시범운영 기간 동안 텅빈 좌석을 바라보며 상처도 많이 받았고, 매표시스템이다, 영사장비 세팅이다, 간판설치, 소식지 준비, 개관영화제 프린트 수급 등등 너무 많은 일들 때문에 사람들이 지쳐버린 것이 눈에 보인지 오래랍니다. 개관영화제 2주가 너무 길게 느껴집니다. '개관 이후에는 좀 한가해 지겠죠?'라고 묻는 운영팀장님의 질문이 잊혀지질 않네요. 개관영화제 이후에는 6명의 인력 구성에 변화도 생길 예정이라, 어떻게 새로 인력을 충원해야할지, 과연 1명의 인력 충원으로 이 많은 일들이 정리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과연 관객이 많이 들어 활동비는 줄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힘차게 하루하루 활동할 수 있을지, 내가 뭘 더 잘해야할지, 과연 잘할 수 있을지 온통 걱정 투성입니다.

뭐. 관객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고, 처음에는 힘들 것이다 라고 다들 말씀하시겠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바래왔던 공간인데, 그래서 그만큼 기대도 클텐데 잘해낼 수 있을까요? 게다가 머리 손질을 못해 머리가 엉망진창입니다. 아마 이모습 그대로 내일 개관식에 나가겠지요. 비호감이더라도 대충 이해하고 넘겨주시길.

독립영화전용관이라는 끝나지 않을 일이, 이제 내일이면 공식적으로 시작입니다. 잘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을 모아주세요. 저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겠습니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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