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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3 [한국영화 블랙박스] 2015, 독립영화 공동체배급의 새로운 도전, 신나는다큐모임과 다큐유랑
  2. 2015.09.23 [한국영화 블랙박스] 2015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에 대한 비판
  3. 2015.09.23 [한국영화 블랙박스] 독립영화진흥을 새로운 금융시스템, 공제기금은 어떨까?

[한국영화 블랙박스] 2015, 독립영화 공동체배급의 새로운 도전, 신나는다큐모임과 다큐유랑

독립영화 2015. 9. 23. 11:06

독립영화가 관객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개봉을 해도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몇 개의 스크린에서라도 상영된다. 또 개봉 후에는 부가시장을 통해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기회도 생긴다. 하지만 개봉하지 않는 독립영화는 관객을 만나기가 정말로 쉽지 않다.


모든 영화가 개봉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굳이 개봉을 통해 관객을 만나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는 독립영화인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영화들은 어떻게 관객과 만날까? 독립영화가 관객과 만나온 오래된 전통이 있다. 공간에 개의치 않고 직접 상영회를 개최하여 관객을 만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효한 배급전략이다. 개봉에만 목매지 않고 직접 관객들을 찾아나서는 독립영화 상영회는 지금도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이 방면의 선두주자는 2010년 신진 다큐멘터리 감독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신나는다큐모임’ (http://cafe.naver.com/shindamo)이다. 모임을 결성한 2010년 이래, 대안문화공간과 영상미디어센터, 커뮤니티 공간, 대학에서 많은 상영회를 개최해왔다. 현재는 녹번역 인근의 반짝반짝 사진방과 ‘눈이번쩍영화방’을, 대학로 이음책방과 ‘낭독과 패기가 있는 다큐상영회’ 등을 개최 중이다. 


최근엔 상영뿐 아니라 배급의 문제를 돌파하려는 신선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자전거, 도시>를 제작한 서울영상집단, <불안한 외출>을 제작한 다큐제작소, <니가 필요해>의 김수목 감독, <바보들의 행군>의 나바루 감독과 조이예환 감독, <늘샘천축국뎐>의 늘샘 감독이 함께 하는 ‘다큐유랑’(http://blog.daum.net/docuurang)이 바로 그것이다. 다큐유랑은 개봉 중심의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제작자들의 ‘협동 배급’과 영화관을 고집하지 않는 ‘유랑 상영’을 추진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 각각의 영화에 대한 공동체 상영을 신청 받고 있으며, 8월말부터 9월까지 부산, 울산, 창원, 상주, 강릉, 청주, 광주, 전주, 제주 강정 등 관객에게 찾아가 상영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직접 관객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시도다.


말로만 떠들거나 대신할 누군가를 찾지 않고 자발적으로 나서 상호부조의 방식으로 상영과 배급을 조직하려는 시도들, 모처럼 만나는 흐뭇한 모습이다. 개봉하지 않는 영화들을 보고 싶다면 이런 상영회를 찾아가 보자. 다큐유랑의 ‘독립다큐 팔도유랑상영’은 크라우드펀딩(http://www.tumblbug.com/docuurang)으로 함께 할 수 있다. 협동으로 만들어가는 상영과 배급 문화, 독립영화 유통의 또 다른 미래가 아닐까.


게재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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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2015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에 대한 비판

영화정책 2015. 9. 23. 11:03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기어이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을 폐지할 모양이다. 영진위는 지난 6월 25일, 비공개로 개최한 ‘예술영화전용관 사업개편(안)관련 간담설명회’에서 새롭게 추진할 사업계획을 밝혔다. 신규 사업은 연초 예술영화전용관 지원 사업을 폐지하고 대신 추진키로 해 논란이 되었던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이었다. 대략적인 사업 개요는 영진위 대신 해당 사업을 수행할 위탁단체를 선정하고, 위탁단체가 지원 대상을 선정하며 이 영화를 전국의 25개의 비멀티플렉스 및 지역 멀티플렉스에서 정해진 회차만큼 상영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영진위는 사업 개편이 ‘예술영화의 관객 저변을 확대하여 예술영화 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는데, 과연 그럴까. 신규 사업이 설정한 25개 스크린은 전체 스크린의 1% 남짓으로 예술영화 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게다가 지원되는 영화의 상영비율은 전체의 22% 남짓으로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기에도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사업 설계인 셈이다.


영진위가 실시한 「예술영화 유통 활성화를 위한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지원 사업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는 해당 사업의 문제로 운영보조금 중심의 지원 사업이었을 뿐 예술영화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과, 수혜자들의 지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 그리고 영진위의 예술영화 인정 심사 범위가 넓어 전용관들의 독자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개선 방향은 사업 폐지가 아니라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식이어야 했다.


기존 사업이 시장 변화에 둔감한 게 문제였다면 정기적으로 예술영화 시장과 관객 조사를 추진하면 어떨까. 조사와 분석 결과를 예술영화관과 독립·예술영화 배급사에 제공한다면 영업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조금 중심의 지원이라 수혜자들이 지원금에 크게 의존한 게 문제였다면, 자립을 위한 경영 컨설팅과 상호부조에 기반한 네트워킹을 지원하며 관객 개발 및 마케팅 방안을 제공할 일이다. 전용관들의 독자성이 훼손되는 게 문제라면 예술영화 인정 정책을 수정하고 전용관들이 차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견인하면 된다. 하지만 신규 사업안엔 이런 해법을 찾아볼 수 없다.


신규 사업이 예술영화 유통 활성화도 견인하지 못하고 예술영화전용관 지원 정책도 개선하지 못하는 자충수가 될까 우려스럽다.


게재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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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독립영화진흥을 새로운 금융시스템, 공제기금은 어떨까?

독립영화 2015. 9. 23. 11:01

한국 독립영화의 숙원 중 하나는 지속가능한 독립영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제작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이 구조를 선순환 시키기 위해서는 성장이 필요했다.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 독립영화계가 제작지원 등 공적지원을 요청한 것은, 시장이 독립영화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현실성 있는 자금 조달 시스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완성했다고 저절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시장이 여전히 독립영화를 배제하는 가운데, 유통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기댈 곳은 역시 공적지원이었다. 공적지원의 방식과 영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독과점화가 심화되는 시장에서 기회를 얻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적정한 인건비를 지급하고 시장에서 관객의 선택을 얻기 위한 현실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행 공적지원 이상의 자금이 요구되었다.


2013년 독립영화 및 중저예산영화 전문 투자조합이 결성된 것은 이러한 독립영화계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엔 부족했다. 투자조합은 기본적으로 이윤극대화를 추구한다. 정책적으로 독립영화에 일정부문 투자하도록 요구받고 있지만 수익성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액도, 목적도 제한적이기에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영화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주류 영화자본이 독립영화의 경제성을 매우 낮게 평가하는 가운데 공적지원은 여전히 매력적인 자금 조달 시스템이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지원을 받으려면 제공자의 기준에 부합하도록 기획을 가공해야 하며, 지원 분야 역시 수혜자의 필요보다 제공자의 판단에 맞춰져 있다. 무엇보다 한정된 재원을 두고 여러 제작자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독립영화 공동체가 침체되거나 붕괴될 우려도 있다.


지속가능한 독립영화 생태계를 위해서 공적지원이나 투자조합만이 아닌 또 다른 자금 조달 시스템을 고려할 때다. 단지 제작·배급에 대한 지원만이 아니라 독립영화인이 겪는 전반적인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 말이다. 영화 작업은 물론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급자금을 해결하고, 제작배급사의 도산을 방지하고 안정적 경영을 보조하며 재무상담 및 컨설팅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그런 금융 시스템이면 어떨까. 이런 대안적인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공적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유로운 창작과 자율적인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상호부조·협동·연대의 방식으로 공제기금 등 사회적금융 시스템을 상상해보자. 독립영화인과 독립영화제작배급사 등의 자발적 참여와 영화발전기금 등 공공자금, 그리고 금융기업 및 일반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독립영화진흥공제기금. 어떤가, 귀가 솔깃해지시는가.


게재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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