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블랙박스] 2015년 영진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에 대한 비판

영화정책 2015. 9. 23. 10:14

배재정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영진위의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곳은 인디스페이스였다. 인디스페이스는 2014년 총 110편의 영화를 상영했고, 관객은 38,941명이었다. 인디스페이스의 관객 수는 영진위 직영 전용관 인디플러스의 2배가 넘었고, 독립영화전용관 전체 관객 수의 40%에 달했다. 이 성과 덕분에 해당 사업은 ‘관객 10만 명’이라는 성과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디스페이스는 2015년 해당 사업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지난 3월 17일 영진위는 ‘2015 영화진흥위원회 사업계획’을 통해 2015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개편을 알렸다. 개편 방향은 지역 독립영화전용관을 신설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지원해온 독립영화전용관이 모두 서울에 있었기에 지역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은 필요하다. 하지만 개편 방향이 지역 확대만은 아니다. 지역 확대를 위해 서울 소재 전용관에 대한 지원을 중단될 예정이다. 이 계획이 확정되면 수도권에는 영진위가 직영하는 인디플러스 등만 지원 대상이 되며, 2014년 지원 대상이었던 인디스페이스와 아리랑시네센터는 제외된다. 지역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이 필요하다고 꼭 기존 독립영화전용관의 지원을 중단해야할까. 


해당 사업의 2015년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8억9천4백만 원으로 상당한 금액이다. 그렇다면 이 예산은 어떻게 쓰였을까. 배재정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영진위 직영 전용관에 전체 예산의 3/4 이상이 집행되었고, 4개관을 지원한 2014년에는 7억3천2백만 원의 예산이 집행되어 최고치를 기록했다.(그래픽 뉴스 참조) 아무리 직영 영화관이라고는 하지만 예산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예산 계획을 수정하여 효율적으로 집행하면 지역 독립영화전용관 1~2곳은 물론, 기존의 서울 소재 독립영화전용관에 대한 지원도 모두 가능하다.


한겨레의 관련 기사(“뒤끝 있는 영진위… 독립영화전용관 ‘솎아내기’ 논란”, 2015.4.28.)에 따르면 영진위 관계자는 ‘발표한 지원계획은 수도권 외 지역독립영화관들로 대상을 확대해 가능한 많은 극장을 지원하자는 취지를 담은 안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추후 더 협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독립영화인들이나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수도권과 지역 모두에 더 많은 독립영화전용관이 설립, 운영되는 것이다. 영진위의 개편 취지가 진정 그러하다면 지원 대상 영화관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예산 편성을 개편하여 더 많은 독립영화전용관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사업 개편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재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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